앞선 글에서 연착륙과 경착륙, 그리고 물가 상승과 노동 시장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였습니다.
그러면 장단기 금리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는 경기침체의 시그널이 (미국의 경우) 10년물 금리와 3개월물 금리 차이입니다. 해당 지표가 음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경우 경기 침체가 발생한다고 이야기 합니다. 많은 기사들과 전문가들이 여기까지 이야기 합니다. 하지만 왜 그런걸까요? 그리고 정말로 단순히 음의 값을 보이면 반드시 경기 침체가 오는 마법의 지표일까요?
이것을 이야기 하기 위해서는 금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먼저 금리는 명목 금리(Nominal Interest Rate)와 실질 금리(Real Interest Rate) 로 나누어 집니다. 명목 금리는 실질 금리에 물가 상승률을 더한 값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실질 금리는 소비와 상관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관점은 소비의 관점에서 금리를 이해하는 방법입니다. 추가적으로 왜 금리를 10년물 그리고 3개월 혹은 2년물로 보는 걸까요? 단기 금리를 3개월이나 2년으로 보는 이유는 다른 월물은 시장에서 거래량이 적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적정 가격의 발견은 거래량이 많아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적은 거래량에 따른 가격은 적절한 기준이 되기 어렵기 때문에 다른 만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장기 금리를 10년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비즈니스 사이클상 10년마다 경기 침체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실질 금리와 소비를 연결짓는 다리는 무엇일까요?
프리드먼의 Permenant Income 가정은, 사람들이 실질 금리가 올라가면 당장의 소비보다는 미래의 소비를 선택한다고 합니다. 즉, 당장의 소비 대신 저축을 선택하고 사람들은 이자를 챙기는거죠. (이 가정이 실제 경제 지표로 나타나는지는 후미에 다시 언급하겠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실질 금리는 향후 미래에 발생하는 소비의 성장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즉 실질 금리는 소비의 연 성장률로 이해할 수 있는거죠. 그렇다면 10년물과 2년물의 실질 금리 차이는 무슨말일까요?
즉, 10년 동안의 기간 동안 기대되는 소비의 연 성장률과 2년 동안 기대되는 소비 성장률의 차이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높다는 것은 향후 소비 성장이 누적되고 가속화 된다는 의미입니다. 반대의 경우에는 소비는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면 소비에 대해 조금 더 깊이 들어가 보겠습니다. 사람은 소비를 결정할 때 당장의 수익과 그리고 미래에 발생할 수익을 고려하게 됩니다. 향후 많은 소득이 기대되면, 단번에 큰 금액을 소비하기 보다는 소비를 여러 기간에 걸쳐 실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만약,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이러한 기대를 하고 이것이 집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면, 전반적으로 소비는 증가하고 저축은 줄어들고 그리고 향후 실질 금리의 상승을 야기할 것입니다.
그러면 이번에는 조금 다른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경제의 성장이 들쑥 날쑥 하는 경우입니다. 즉, 경제에 충격이 발생하고, 시장 참여자들은 이것을 예상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충격은 경제가 고성장 국면보다 저성장 국면일때 더 큰 충격을 줄 것입니다.
그러면 저성장과 고성장을 나타내는 것은? 아까 이야기한 장단기 금리차를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성장이 낮은 국면에서는 시장에 어떠한 충격이 올 때 더 큰 파급력을 가져오고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위에까지는 그럴듯한 이야기들과 이론들이었습니다. 그러면 현실 고증을 해보아야 합니다.
데이터를 토대로 살펴보겠습니다. 과연 위에서 언급한 논리가 정말로 데이터에서도 확인이 될까요? 아래는 10년물과 1년물의 차이를 이용한 그림입니다.
위 그림에서 회색 음영으로 되어 있는 기간은 공식적으로 경기 침체로 선언(NBER에서 공표)된 구간입니다. 그리고 해당 구간마다 조금 앞서 실제로 금리 스프레드(파랑색 선) 는 0에 혹은 음의 영역에 위치하였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주황색선을 살펴볼까요? Real Consumption Per Capital Growth라는 지표이지만 쉽게 실질 소비를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로 이해해보면, 침체 구간마다 소비는 매우 둔화되거나 역성장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 읽어보셨다면,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장단기 금리차가 음의 영역을 보이면 반드시 경기 침체가 온다" 라고 확정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
저는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위 그림의 침체 구간에 대해 이유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모든 침체 구간마다 각각의 이유와 침체가 발생하게된 경로 등이 모두 다릅니다. 1990년 침체의 경우 이라크와 쿠웨이트의 전쟁으로 유가 충격이 있었습니다. 2001년과 2007년 침체는 금융 자산의 가격 폭락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성격이 다른 사건들을 장단기 금리차가 예상 혹은 촉발 아니면 예언하였다고 이야기 하기에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렇게는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경제가 취약한 지점에 놓여 있을 때 특정 사건(Negative Shock)이 발생한 것으로 생각해본다면 합리적이라고 이야기 드리고 싶습니다.
금리차 역전이 발생하면 시장은 부정적인 뉴스로 가득차게 됩니다. 보유하고 있는 금융 자산 매도를 권장하는 리포트와 금번 위기는 다르다, 시장에 큰 충격이 온다 등과 같은 자극적인 이야기들로 도배가 됩니다. 하지만 위에서 이야기 하였다 싶이 기계적으로 장단기 금리차를 받아들여서는 절때로 안됩니다. 기계적인 대응은 내가 수익을 낼수도 있었던 상승장을 놓치게 되는 악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장단기 금리차 역전이 발생한 후에는 경기 침체를 가져올 수 있는 이벤트가 발생할 때까지 경제 상황을 유의 깊게 지켜보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즉, 장단기 금리차의 역전은 경제에 대한 경고 플래그가 올라갔고 미래 소비에 대한 부정적인 시그널이 나왔다 정도로 받아 들이시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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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까지가 2편의 글에서 이야기 하고 싶었던 핵심입니다. 여기서 부터는 추가적인 조금은 디테일한 이야기들을 해보겠습니다.
(1) 실업률 또한 경제 침체의 신호이다
역사적으로 실업률이 저점을 지나고 난 이후에 경기 침체가 발생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데이터를 토대로 살펴보았을 때 유의미한 결과를 나타냅니다. 그리고 데이터를 토대로 살펴본 결과 노동 시장의 저점이 장단기 금리차보다 1개월 정도 더 빠르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저점을 지나는 것이 언제인지를 아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주가를 생각해보면 쉽습니다. 저점이 어디일까 맞추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바닥인줄 알았는데 지하실이.. 등과 같은 재밌는 문구들 모두 한번쯤 들어보셨겠죠.
(2) 프리드먼의 실질 금리와 소비 증가율의 관계
Consumption Growth and the Real Interest Rate following a Monetary Policy Shock: Is the Habit Persistence Assumption Relevant? by Stéphane Auray,Clémentine Gallès
위 기고문은 많은 논문들을 근거로 하여 프리드먼의 가정이 잘못되었음을 지적합니다. 대부분의 경제 이론 시장에서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기반 사실들은 학계의 발견과 논문들을 바탕으로 합니다. 그렇기에 저도 논문들을 참조하는 글을 가져와봤습니다. 장단기 금리차에서 소비와 실질 금리를 이어주는 모델은 프리드먼의 가정들과 모형입니다. 하지만 이 모형과 가정에 대해 많은 비판과 수정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위의 글은 기존의 모형에 새로운 변수의 도입을 주장하는 글입니다.
이 글은 소비자들의 행동 습관/경향이라는 새로운 변수를 도입한 경제 모델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학술적 전문성이 요구되는 이야기임으로 모델링 등의 상세 디테일은 생략하겠습니다.
다만, 간단하게 실질 금리와 소비 증가율의 관계에 대한 실제 데이터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저금리 시대를 살아본 오늘날 시장 참여자는 쉽게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위에 설명한 글의 논리에 따르면 실질 금리가 매우 낮았으면 성장 또한 낮았어야 합니다. 하지만 높은 성장을 보인 구간들이 존재합니다. 과거에도 그러하였습니다. 또한 논문은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실행한 기간들에 한하여 실질 금리와 소비 증가의 조건부 상관관계를 검사해본 결과 -0.96을 보였다고 합니다. 즉, 실질 금리가 올라가는 동안 실제로 소비는 감소해 왔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말은 모형의 가정이 잘못되었다는 의미입니다.
일반적으로 경제 모형을 만들어갈 때는 합리적인 가정들 위에서 모델링 작업을 하게 됩니다. 기본적인 가정이 비합리적이다 라는 경제 모델에 대한 비판적인 이야기는 모두들 들어보셨을겁니다. 하지만 금번 기고문은 단순히 비판을 해서 잘못되었다고 하는 글은 아닙니다. 그보다 가정을 더욱 그럴듯하게 이해시켜주는 진전을 소개합니다.
프리드먼의 가정에 다른 문제로는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에 반응하여 향후 발생할 부를 감안하여 소비를 결정함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러하지 않습니다. 안좋은 경제 뉴스에 대하여 소비자들은 평소와 같이 소비를 하는 모습을 보이곤 합니다. 당장 내 자신의 행동 습관을 생각해보면 됩니다. 미국에서 엄청난 인플레이션으로 금리를 오르기 시작한 작년 하반기, 이 시점에 나는 소비를 바로 감소하였나?...
그렇기에 저자는 habit persistance 라는 행동 습관과 관련한 변수를 이야기하고 프리드먼의 가정까지 중간에 발생하는 역학을 설명하며 모형의 가정 완성도를 높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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